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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시대로:한국증시에서의 전쟁리스크 프리미엄을 다시 생각하다.
작성자 : lovefund이성수 작성일 : 2018-09-19 조회수 : 357

평화의 존재는 마치 공기와 같아서 평화로울 때에는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그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평화가 위협받게 되면 공기가 사라진 듯 숨막히고 불안해집니다. 한반도는 오랜기간 전쟁리스크를 안고 있었고 그로인하여 주식시장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증시에서의 전쟁리스크는 어느 정도일까요? 막연히 한국증시에서 전쟁리스크는 불안감에 대한 내성 때문에 거의 없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 평화로웠던 시기와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를 비교하여보면 두리뭉실하지만 한국증시에서의 전쟁리스크를 추정 해 볼 수 있겠습니다. (3차 남북정상 회담에서의 좋은 결과를 기대 하며...)

 

 

ㅇ 오랜기간 우리 생활에 녹아있는 전쟁 공포.

 

남북간의 긴장은 70여년 지속되어왔습니다. 남북간의 전쟁리스크가 부각되면 국민들은 불안에 떨기도 하고 어디로 피난을 갈지 혹은 서울 시내에 폭탄이 얼마나 떨어질지를 셈하기도 합니다. 90년대에는 전쟁리스크가 부상하면 생필품 사재기로 인해 슈퍼마켓에 물건이 동나는 모습이 TV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하였습니다.

 

당시 기억에, 이웃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할 때 제 할머니께서는 사재기를 하지 않으시더군요. 서울에서 일제강점기부터 살으셨던 할머니는 북한 인민군, 한국 국군, 미국 등등 모든 군대를 다 보셨고 피난도 경험하셨지요.

그 할머니께서 사재기를 하지 않으시기에 의아하여 물었습니다. "우리집도 라면 한박스 사야하는거 아닐까요?"

 

"음... 무슨 라면이야, 피난은 커녕 전쟁나면 서울 사람은 다 죽어"

 

 

ㅇ 한국증시 전쟁리스크 내성이 있다하지만 : 긴장국면마다 출렁

 

아무리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하더라도, 계속 똑같은 스트레스가 반복되게 되면 겉으로는 태연 해 보여도 서서히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은 모두 아실 것입니다. (주가 급등락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한 증권가 사람들이 수명이 짧다는 농담이 있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식시장도 겉으로는 전쟁리스크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숙명에 태연 해 보여도 은연 중에 증시는 그 스트레스에 따른 영향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쟁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한국증시는 일시적이지만 휘청거리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습니다.

물론 내성이 쌓였기에 바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예 전쟁리스크도 없었다면 그런 출렁임 자체도 없었을 것입니다. 단적으로 작년 2017년을 생각 해 보십시오. 그 해 4월 그리고 여름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르렀고 남북 혹은 미국 어느 쪽이든 작은 실수라도 했다면 그 실수로 인해 한반도 정세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을 것입니다.

 

 

ㅇ 무의식 중에 잠긴 한국 증시에서의 전쟁프리미엄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3월 서서히 남북간의 그리고 북미간의 평화 프로세스가 시작될 즈음 증시토크와 58차 lovefund정기세미나를 통하여 "대북리스크 프리미엄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라는 주제로 설명드린바 있습니다. 오늘 3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며 다시한번 정리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북 리스크/전쟁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북 평화를 추구하던 정부 그리고 대북 강경을 추구하며 긴장을 조성하였던 정부시기에 한국증시와 세계증시 지수를 비교하면 대략적으로 대북 리스크 프리미엄을 추정 해 볼 수 있습니다.

 

대북 평화를 추구했던 시기는 98년~2007년 10년간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 그리고 대북 강경 기조 속에 긴장 국면을 추구했던 정부는 2008년~2016년 9년간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로 극명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기간은 극명하게 대북 정책의 색이 달랐던 시기였고, 평화와 긴장을 칼로 나누듯 깔끔하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시기 한국증시는 세계증시(MSCI월드)지수 대비하여 어떤 성과를 만들었을까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98년~2007년 대북 평화 시기]

 

 

위의 표는 1998년~2007년까지 MSCI월드 지수의 누적 수익률과 한국주가지수의 누적 수익률 추이입니다. 이 기간은 남북간의 평화를 추구했던 시기였고, 개성공단 설치 그리고 금강산 관광 등 남북간의 교류가 활발했던 기간이었지요. 대북 리스크가 크게 줄고 평화를 추구하던 시기입니다.

 

이 기간 한국증시는 총 404%상승률을 만들며 CAGR 17.6%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MSCI월드지수는 105%상승 연환산 7.5%의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한국증시가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는데 그 차이는 연환산 10.1%p수준에 이르는 제법 큰 수치입니다.

 

[2008년에서 2016년 남북 긴장 국면시기]

 

 

이에 반하여 2008년부터 2016년 말까지 남북 긴장이 지속되었던 정부에서는 정반대의 증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한국증시는 9년의 기간 겨우 6.8%상승한 수준이었는데 같은 기간 MSCI월드지수는 40%나 상승하였습니다. 연환산으로는 한국증시는 겨우 0.7%상승 MSCI월드지수는 3.9%상승하였으니 한국증시는 이 기간 MSCI월드 지수 대비 -3.2%p뒤쳐졌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기간의 MSCI월드 지수대비 한국주가지수의 상대 수익률차를 비교한다면 대략적인 남북 평화 시기와 남북 긴장 국면 시기의 한국증시 내에서의 대북 리스크 프리미엄을 러프하게 뽑아볼 수 있겠습니다.

 

남북평화 시기(+10.1%p) - 남북 긴장국면 (-3.2%p) = 연13.3%p

 

단, 위 값은 다른 변수들이 증시에 작용하였을 것이기에 정확한 대북 리스크 프리미엄이라 정의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위의 값을 시작으로 몇몇 추가 요소를 차감하면서 대북리스크 프리미엄 최대치를 추정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위 두 정부의 10년과 9년의 기간 GDP성장률의 차이가 있습니다. 98년~2007년은 실질GDP성장률이 연 4.8%, 2008년~2016년은 연 3.1%p였습니다. 그 격차는 평화를 추구했던 정부가 1.7%p앞섰군요.

그리고 물가 상승률의 차이도 있겠지요? 98~2007년은 연간CPI 증가율이 3.2%였고, 2008~2016년의 연간 CPI증가율은 2.3%였습니다. 이 격차는 0.9%p정도로 평화를 추구했던 정부 시기가 높았습니다

 

이 두수치를 처음 계산한 리스크 프리미엄 13.3%p에서 차감하여 준다면 대략적인 대북리스크 연프리미엄 최대값으로 추정 해 볼 수 있겠습니다.

계산 해 보면 13.3%p- 1.7%p - 0.9%p = 10.7%p

 

즉, 대북 리스크의 최대값은 10.7%p로 정리 해 볼 수있습니다. 만약 최상의 시나리오가 한반도에 전개되어 평화가 안착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한국증시는 최대 10%p이상 글로벌 증시보다 앞서는 힘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다만, 위 값은 너무 클 수 있기에 낮은 값도 함께 추정 해 보겠습니다.

남북 긴장 국면이었던 2008년~2016년에 적어도 한국증시가 글로벌 증시만큼은 상승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대략 이 격차 수준이 대북 리스크 낮은 값 수준으로 예상 해 볼 수 있겠습니다.

 

남북 긴장 국면 시기 한국증시는 MSCI월드 지수대비 연 3.2%p뒤쳐졌지요. 이 값을 대북 리스크의 낮은 값으로 잡아볼 수 있겠습니다. 이 시기 개성공단은 폐쇄되고 남북간에 무력 충돌이 매년 지속되어왔으며 금강산 관광도 중단되는 등 대북리스크는 항시 한국증시를 억눌러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ㅇ 대북리스크 프리미엄 연 3%p~10%p : 평화는 장기적인 한국증시 모멘텀

 

앞서 설명드린바와 같이 평화는 공기와 같아서 평화로울 때에는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그 평화는 한반도에 긴장을 하나 내려놓게 하고, 증시에도 은근한 온기를 실어주고 있을 것입니다.

 

평화가 안착되면 연 3~10%p는 오히려 글로벌 증시대비 프리미엄이 되지요. 비록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리로 쌓이고 쌓이게 되면 한국증시는 장기적인 모멘텀을 만들게 됩니다. 그 평화의 과정은 주식시장처럼 출렁임 속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제는 그 길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한편으론, 다른 관점에서 남북 평화가 없다면 그렇게 핫한 서울 부동산도 전쟁이 발생하면 그저 콘크리트 조각에 불과합니다.)

 

2018년 9월 19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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